본문 바로가기
Free Diving

드디어 Dynamic 25m 성공!

by ㆎㆄㅨㆍ 2023. 4. 27.

Free diving 세 번째 연습을 기록해 본다. Dynamic 25m를 성공했지만 컨디션이 나빴던 날이라 훈련하고 몸살 났던 지난주의 기록이다. 훈련을 통해서 조금씩 실력이 좋아지고 있기를 바라면서 복습하는 마음으로 일기를 써 본다.

 

컨디션이 중요한데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다. 더위에 약한 나는 낮부터 컨디션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운전하면서 다이빙장으로 가는데 멀미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더위 먹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태로 다이빙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원한 물에 들어가면 좀 괜찮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머리도 조금 어질어질하고 속도 별로 안 좋은 상태였지만 확실히 시원한 물에 들어가니 좀 괜찮아졌다.

 

 

Static은 3초 늘었다.

모든 운동이 그렇겠지만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 속도 울렁이고 머리도 어지러운 상태라 그런지 첫 스태틱은 140초 정도였다. 다이빙 풀에 처음 들어갔던 날, 첫 시도가 145초였는데 맙소사! 갈수록 기록이 나빠질 수도 있나? 두 번째 연습에는 좀 더 긴장을 풀고 내 몸에 집중하려고 해 봤다. 유튜브 어디 채널에서 본 내용인데 발 끝부터 머리, 손 끝까지 내 몸을 스캔하듯이 하면서 긴장을 풀면 스태틱이 좀 더 잘 된다고 했다. 내 몸 상태에 집중하니 확실히 좀 더 차분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같이 연습하는 내 버디는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부르고 나온다 하더라. 그렇게 했더니 개인 최고 기록 259초 나왔다!! 나도 노래를 불러볼까 했지만 가사 기억나는 노래가 없는 관계로 그냥 내 몸에 집중하기로 했다. 두 번째 연습에서는 213! 개인 최고 기록이라며 기분 좋아했지만 겨우 3초 늘었다는 것! 이게 어디냐?

 

FIM ; Free Immersion 연습

Static 연습 후에 압력 평형 연습을 위해 부이 잡고 떠 있다가 프리 이멀젼 훈련을 했다. 부이에 연결된 로프를 잡고 머리부터 바닥으로 내려가는데 처음엔 별생각 없이 내려가니 Equalizing 두 번 만에 5m까지 갈 수 있었다. 그런데 로프와 몸이 평행하지 않고 몸이 자꾸 흔들린다고 피드백받았다. 고개를 들어서 바닥을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턱을 당기고 눈앞에 있는 로프만 보고 내려가야 하는데 이 자세가 쉽지 않았다. 자세를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하체가 뻣뻣하게 부자연스러워졌다. 처음 로프를 잡고 물에 들어갈 때부터 자세가 엉성한 것 같다.

 

다음 연습 때 프리 이멀젼 연습을 한다면 물 밖에서 자세를 좀 봐야겠다. 부이에 연결된 로프를 잡고 몸을 어떻게 뒤집어서 어떻게 물에 들어가는지. 나는 머리로 어느 정도 이해가 돼야 몸이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 내 몸이 뭐가 안된다면 이해를 제대로 못했거나 이해는 했지만 그냥 안 되는 것. 지금은 이해를 제대로 못해서 몸이 뚝딱거리고 이상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아무튼 FIM 연습이 마음처럼 안 돼서 또 조금 속상했다.

 

Equalizing 안 되는데요? 압력압력 평형 맞추기는 왜 안 되는 건가? 거꾸로 내려가는 자세는 뭐 몰라서 그렇다 치고 이퀄라이징은 도대체 왜 안되나? 코를 잡고 아무리 힘껏 흥! 하고 공기를 밀어도 귀가 잘 뚫리지 않았다. 자세 신경 쓰느라 긴장해서 그럴 수도 있고 아무튼 프리 이멀젼 연습 마음에 안 들었다. 뭐 연습 몇 번만 하고도 AIDA 2 따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요? 도대체 어떻게? 원래 바다에 살던 사람들인가? 맙소사!

 

Dynamic은 25m 드디어 성공!!!

그렇게 Equalizing, Free Immersion 모두 엉망으로 하다가 Dynamic 연습을 시작했다. 사람 마음이 뭐 하나를 잘하고 그다음을 도전해야 의욕이 생기고, ‘이것도 잘할 거야!’라는 마음이 생기는데 먼저 연습했던 것들이 엉망이어서 쉽게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더라. 오늘도 Dynamic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이 마음에 가득했다.

 

역시나! 거친 눈빛과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연습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첫 번째 Dynamic 연습에서 25m를 못 가고 중간에서 또 올라왔다. 그런데 이때 물 위로 올라왔을 때 당황해서 다리도 못 움직이고 어쩔 줄 몰랐던 것 같다. 강사님이 옆에 와서 finning 하라고 말해줘서 그때 알았다. 내가 다리도 못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 왜 그렇게 당황했는지 모르겠지만 본능적으로 느꼈던 것 같다. 좌절이 코 앞까지 와 있다는 사실을.

 

강사님이 다이내믹 전에 준비호흡 자세를 바꿔보라고 했다. Static 할 때처럼 몸에 긴장을 풀어야 하는데 물 공포증이 있다 보니 Dynamic 하기 전에 긴장이 안 풀린다고. 나는 확실히 수면에 떠 있을 때는 물이 무섭지 않다. Fin도 신었고 슈트를 입었고 마스크에 스노클도 물고 있으니까. 배영 하듯이 물 위에 누워있으면 숨 쉬는 데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물 위에 둥둥 떠있는 것은 무섭지 않다. 깊이가 가늠이 안 되는 물속을 보지 않아서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무섭다. 물속에 갇혀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공포가 확실히 있다. 중요한 건 무섭지만 물속에 들어가고 싶다는 사실.

 

준비 자세를 바꿔 보기로 했다. 벽 잡고 옆으로 서 있다가 최종호흡 후에 다이내믹 시도하지 말고, 벽을 두 손으로 잡고 상체를 눕듯이 물 위로 뒤로 젖히고 준비호흡을 하라고 했다. 그 후에 최종 호흡을 하고 준비되면 뒤돌아서 다이내믹을 시도해 보라고. 그전에 나는 다이내믹 전, 준비 자세부터 어깨와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갔었다. Finning 하면서 자연스럽게 물에 떠 있으면 되는데 겁을 먹고 무섭다고 생각하니 온몸에 긴장을 했고, 그런 상태로 물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숨이 차고 못 견딜 것 같아서 금방 떠올랐던 것이다.

 

준비 자세를 바꾸니 확실히 몸에 힘이 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물을 보지 않고 준비호흡을 하니 덜 무섭고, 좀 더 수월하게 긴장을 풀 수 있었다. 그렇게 최종 호흡으로 숨을 마시고 뒤로 돌았다. 물 위에 엎드리고 가볍게 킥 한 두 번 후에 오리처럼 물속으로 들어갔다. 바닥에 가까워졌을 때 열심히 다다다닥!!! 발을 차면서 앞으로 달려갔다. 앞도 보지 않고 바닥만 보면서 그냥 냅다 뛰었던 것 같다. 실제로 물속에서 달리지는 못하지만 그런 마음이었다. 모르겠고 그냥 냅다 뛰는 마음. 그랬더니 어느새 반대편 벽이 눈앞에 와 있더라. 벽을 보고 두둥~ 떠오를 때 그 느낌이란! 25m를 왔구나 드디어!!!

 

Static도 그렇고 Dynamic도 그렇고 어디에 집중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나는 계속 숨차면 어떡하지, 숨 못 쉬고 물 마시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래서 호흡충동을 엄청 빨리 느꼈고 참지 못해서 물 위로 올라왔다. 그런데 이 번에는 일단 그냥 끝까지 좀 가자! 25m만 좀 가자!’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말 그대로 그냥 냅다 뛰었다. 숨은 좀 가빴지만 마음은 엄청 편해졌다. 드디어 Dynamic 25m를 했구나 하는 생각에 한 숨 돌릴 수 있었다. 강사님이 잘했다며 몇 번 더 하면 40m도 가겠다며 연습해 보겠냐고 물었는데 단호하게 거절했다. 아니요, 전 일단 25m와 좀 더 친해 질게요.”

Free-diving-포스터-이미지

그렇게 25m를 몇 번 더 연습했는데 확실히 처음 같은 두려움은 없어졌다고 느꼈다. 나에게 더 잘 맞는 준비자세를 찾았다는 생각과 ‘25m 간다!’라는 거에만 집중하고 열심히 뛰면 25m 갈 수 있다. 그렇게 몇 번 25m를 뛰면 종아리에 쥐가 난다. ㅋㅋㅋ 수영장에서 다리에 쥐가 난 적이 있었나? 황당했지만 다 괜찮았다. Dynamic 25m 성공한 게 어디야? ㅎ 슈트를 입고 있어서 세세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물에 감싸진 느낌이 너무 좋았다. 오리발이 물을 미는 느낌도 좋고 물을 지나가는 느낌도 너무 좋았다. 25m가 아니라 250m를 이렇게 유영하면서 지나다니고 싶었다. 여름에 깨끗한 바다를 이렇게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Duck diving 연습도 머리 방향이 중요함

쥐 난 다리를 좀 풀어주고 덕 다이빙 연습을 했다. 덕 다이빙할 때 나도, 내 버디도 90도로 꺾여서 1자로 입수하는 게 아니고 비스듬하게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양이 나타났다. 1자로 똑바로 들어가는 것도 역시 머리 방향이 중요했다. 턱을 잘 당겨서 바닥을 보지 않도록, 고개가 뒤로 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연습했다. 그리고 어깨나 상체에 과하게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말이 쉽지 실제로 해 보면 쉽지 않다. 이상하게 덕 다이빙은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벽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연습에서 그럴 수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들어가는 것만 연습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덕 다이빙으로 들어가서 10m 깊이까지 내려간다고 생각하면 또 엄청 무섭겠지. 그래도 머리 방향 신경 쓰면서 연습하니 연습 마지막 즈음에는 제법 똑바로 내려가는 모양이 보였다.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Free diving을 배우고 있지만 전혀 Free 하지 않다. 이제 3번 물에 들어가 놓고 욕심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연습 시간을 떠나 물 자체가 무서우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물에서 Free 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할 수밖에. 깊은 물이 이렇게 무서우면서도 왜 물에 들어가고 싶은 지 생각해 봤는데 익숙해지면 너무 편안하고 좋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 것 같다. 물이 내 몸을 도로록, 도로록 지나가는 그 느낌이 얼마나 좋은 지 알고 있어서 물에서 정말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은 거다. 무서운 마음보다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아무튼 계속해 본다. 무서워도 어쩌겠나, 좋은데. 파이팅!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