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기다렸던 프리 다이빙 첫날! 떨리는 마음으로 후기를 남겨본다. 첫날은 오전에 이론 수업 3시간과 오후 다이빙 풀 3시간 훈련으로 이루어진다. 나는 AIDA 2 과정을 신청했고, 지난 주말에 첫 수업을 무사히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마치고 왔다. 자세한 내용은 어땠을까?
이론수업은 수월하게 통과
두근대는 마음으로 프리 다이빙 이론 교육에 참여했다. 프리 다이빙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프리 다이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 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구조 등 교육을 듣고 마지막에 필기시험까지 본다. 어려운 내용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들을 때는 ‘그렇지~. 응, 그렇지~.’ 하고 당연하게 느껴지는 내용들이 시험지를 받으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교육 듣는 동안 집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100점 만점에 97점으로 통과했다는 것! 75점만 넘으면 된다. 통과가 중요하지 점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론도 물론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몸으로 하는 모든 것에 재능이 없어서 필기 점수에 별로 신나지 않았다. 오히려 다이빙 풀에서 할 훈련이 조금 걱정이었다.
이론은 기본적으로 프리 다이빙 호흡법을 이론으로 배우고 숨 참는 방법 (Static), 압력 평형 맞추는 방법, 다이빙할 때 주의할 점, 함께 다이빙하는 파트너의 상태를 살피는 방법 등을 배운다. 안전하게 다이빙하기 위해서 항상 2인 1조로 함께 한다고 한다. 물속에서 숨을 참는 것이 기본인 프리 다이빙에서 호흡법이 중요한 이유는 호흡을 잘못하면 운동신경조절장애 (L.M.C.), 의식상실 (B.O.)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과호흡을 하지 않도록 호흡법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함께 다이빙하는 파트너가 어떤 상태인지를 잘 살필 수 있도록 LMC 혹은 BO 상태의 증상 등을 자세히 배운다.
첫 다이빙 풀 경험!
Static : 숨 참기
내가 간 다이빙 풀은 폭이 25m인 풀장이었고, 풀장의 절반은 깊이가 3m, 나머지 반은 5m인 다이빙 풀이었다. 초보들을 위해서 3m 깊이 쪽에 발이 닿도록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처음에는 이 데크를 밟고 서서 호흡 연습도 하고 static (숨 참기)를 연습한다. 나는 수영할 때도 호흡이 짧아서 숨이 차는 편이었다. 수영을 몇 달을 해도 호흡이 트이지 않아서 짜증을 내곤 했다. 호흡이 편안해져야 더 오래, 더 효율적으로, 더 편하게 수영을 할 수 있는데 나는 늘 숨이 찼다. 그래서 프리 다이빙의 여러 부분 중에서도 이 static이 가장 걱정이었다. 진심으로 45초만 참아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스노클을 통해서 차분하게 집중하면서 숨 쉬는 준비호흡을 하면서 온몸에 힘을 빼고 물에 엎드려 있다가 최종호흡 (몸 안에 숨 가득 마시기) 후에 물고 있던 스노클을 빼고 숨을 참는다. 몸 안에 이산화탄소가 점점 차오르면서 숨을 쉬고 싶다는 호흡충동이 느껴지면 머리 앞에 있는 벽을 잡고, 다리를 데크에 내려 안전한 자세로 돌아온다. 급할 때 언제든 머리를 들어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호흡충동이 느껴지면 벽을 잡고 데크를 밟고 서는 안전한 자세를 잡아야 한다. 그 자세에서 정말 더는 못 참을 때까지 버텨본다. 열심히 참다가 머리를 들고 회복호흡을 하면서 짧게 숨을 내쉬고, 마시고를 3번 반복하고 호흡이 안정되면 호흡은 끝. 나는 내 예상과는 다르게 첫날이었지만 첫 시도에서 1분 45초, 두 번째 시도에서 2분 10초를 기록했다! Static을 제일 못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2분을 넘겼다니!
Fin 적응
Static 훈련이 끝나고 나면 다이빙용 핀 (Fin), 오리발에 적응하기 위해 스노클링으로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실내 수영장에서 접영을 배울 때 핀을 신는데 다이빙용 핀은 훨씬 더 길어서 물을 누르는 게 조금 무겁게 느껴졌다. 하체에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하체뿐 아니라 온몸에 힘이 별로 없긴 하지만! 이렇게 핀에 조금 익숙해지고 나서 다이내믹 (Dynamic)이라고 부르는 물속 잠영을 연습했다.
Dynamic
사실 이 다이내믹 시도하면서 엄청 당황했다. 수영장에서 접영을 배울 때 롱 핀을 신고 웨이브와 잠영을 배운다. 웨이브와 돌핀 킥을 할 수 있어야 접영이 잘 되기 때문인데, 나는 이때 핀 신고 잠영 25m 가는 걸 좋아했었다. 접영 배울 때 제일 좋아했던 게 핀 데이, 잠영이었는데 다이빙 풀에서 하는 다이내믹은 정말 달랐다. 정말 속으로 Oh, my god! 을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른다.
나는 물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수영을 처음 배울 때 어린이용 풀, 수심 80cm에서 시작했는데 거기서도 겁이 많아서 잠수를 못했었다. 숨이 막히는 그 답답함이 너무 무서웠고 혹시나 물 밖으로 못 나올까 봐 항상 걱정했었다. 수영을 배우면서 수영장이 익숙해지고 성인용 풀이라도 수심이 1.5m라 발이 닿으니 괜찮다고 안심하면서 수영을 배웠던 것 같다. 언제든지 답답하면 일어서면 되니까! 그리고 수영할 때는 숨 쉬는 법을 배우니까 막 숨 막히는 느낌도 없다. 그렇게 물 공포증은 사라진 줄 알고 프리 다이빙도 재미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도전했는데 완전히 착각이었다.
벽을 잡고 다이내믹 도전을 준비하는데 바닥이 너무 멀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이니까 조금 떨리겠지 하면서 숨을 가득 마시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어느 정도 내려왔다 생각했는데 바닥은 여전히 너무 멀리 있었다. 그때 갑자기 이 다이빙 풀이 5m 깊이라는 사실이 머리에 박혔다. 다이내믹은 깊이 3m 지점에서 시도했는데도! 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숨이 막혀왔다. 결국 머리를 들고 수면으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대충 생각해 봐도 2m도 못 내려가고 숨도 30초도 못 참은 것 같다.
심장이 두근두근 하면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수영장에 익숙해진 것일 뿐 물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있구나. 그러면서 다이내믹은 여러 번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짜증도 났다. 잠영을 못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못 할 거라고 생각했던 숨 참기, Static은 의외로 2분을 넘겨 놓고 잠영을 못하다니?! 정말이지 당황스럽고 짜증이 났다.

이제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될 때까지 해 보는 거지. 버킷 리스트에 있었던 프리 다이빙인데 이렇게 겁먹고 포기할 수는 없다. 처음부터 다 잘 되는 일이 세상에 있을 리 없지. 생각해 보면 나는 물 공포증이 있었던 사람이다. 이렇게 다이빙 풀에 아무렇지 않게 들어간 것 자체가 엄청 대단한 발전이다. 세상에 쉬운 운동은 없다. 나는 원래 운동신경도 없고 운동이란 운동은 다 못했으니까 이제 와서 더 실망할 것도 없지. 다음 주에 다시 도전해 본다! 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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